본문 바로가기
환경 오염

인공잔디 운동장에서 발생하는 고무 미세플라스틱

by info-bank-blog 2025. 9. 25.

인공잔디 운동장에서 발생하는 고무 미세플라스틱

1. 인공 잔디 운동장과 충전재
인공 잔디 운동장은 학교, 체육공원, 실내 체육시설 등에서 널리 사용되며 천연 잔디에 비해 유지비가 적고 내구성이 높다는 장점 때문에 빠르게 확산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인공 잔디의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충전재(infill)다. 주로 폐타이어를 분쇄해 만든 고무 칩이나 고무 분말이 충전재로 활용되는데, 이 충전재가 인조 잔디의 사이사이를 메우며 쿠션 역할을 하고 미끄럼 방지 효과를 제공한다. 문제는 이 고무 충전재가 장기간 마모, 마찰, 열화 과정을 거치며 점차 더 작은 입자, 즉 고무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는 점이다. 인공 잔디 표면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의 움직임, 태양광에 의한 자외선 노출, 빗물과 바람에 의한 물리적 이동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충전재의 입자 크기를 줄이고 주변 환경으로 확산시키는 경로를 형성한다. 이는 시설 관리자의 주기적 보충·교체 작업이 필요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환경 및 건강 문제로 직결될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2. 고무 미세플라스틱의 발생과 확산 메커니즘
인공 잔디 운동장의 충전재가 미세 입자로 분해되는 과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기계적 마모이다. 운동 중에 발생하는 격렬한 접촉, 공의 바운드, 스파이크 슈즈에 의한 마찰이 고무 입자를 더 작은 입자로 쪼갠다. 둘째는 기상 및 자외선 영향이다. 태양광에 포함된 자외선(UV)과 고온, 강우는 고무를 산화·열화시켜 입자 구조를 취약하게 만든다. 셋째는 화학적 용출이다. 고무 칩에 포함된 가소제, 중금속, 첨가제가 빗물과 함께 배출되며 미세 입자와 결합해 더 작은 형태로 변질되기도 한다. 이렇게 발생한 고무 미세플라스틱은 운동장 표면에 잔류하거나 배수로를 통해 외부 수계로 유입될 수 있다. 더 나아가 건조한 날씨에는 바람을 타고 대기 중으로 확산하며 먼지 형태로 사람의 호흡기에 흡입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확산 경로 때문에 최근 환경부 및 학계에서는 인공 잔디 운동장을 미세플라스틱의 주요 발생원 중 하나로 분류하고, 관리·규제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3. 인체 건강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고무 미세플라스틱은 물리적 크기와 화학적 성분 모두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먼저 물리적 측면에서 입자가 매우 작기 때문에 호흡기나 피부 접촉을 통해 인체에 흡수될 수 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미세입자가 폐 깊숙이 침투하거나 혈류로 이동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화학적 측면에서는 충전재가 폐타이어를 분쇄해 만든 고무라는 점에서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 아연(Zn), 납(Pb) 등 각종 유해 물질이 포함돼 있을 수 있다. 운동장 사용자는 반복적으로 이러한 입자에 노출되며, 특히 아동·청소년의 경우 체중 대비 흡수율이 높아 건강위험이 더 크다. 또한 고무 미세플라스틱이 빗물과 함께 하수·하천으로 유입되면 수생 생물의 먹이사슬에 편입돼 생물농축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이 과정에서 작은 수서무척추동물부터 어류, 조류, 최종적으로 인간에게 이르기까지 연쇄적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생태계 교란과 인간 건강 리스크가 동반될 수 있다.

4. 저감 및 관리 방안

고무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대응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첫째, 대체 충전재 개발이다. 코코넛 섬유, 옥수수 전분 기반의 생분해성 소재, 규사(모래) 등 천연·무해성 소재를 활용해 고무 칩을 대체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둘째, 시설 관리 강화이다. 인공 잔디의 노후도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고무 칩 보충 시 폐기·재활용 체계를 확립해 환경 유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차단 및 수거 장치 설치이다. 배수로와 주변 경계에 필터링 시스템을 설치해 비·바람에 의해 유출되는 미세입자를 걸러내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마지막으로, 사용자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 학교, 스포츠 단체, 지자체가 협력해 미세플라스틱 발생과 노출 위험을 교육하고, 운동 후 세척·환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강화하면 노출량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다층적 접근은 인공 잔디 운동장이 제공하는 편의성과 안전성을 유지하면서도 고무 미세플라스틱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으로 평가된다. 결국 정책·기술·교육이 함께 작동할 때 인공 잔디 운동장이 가진 환경적 부담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체육 인프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