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플라스틱 장난감의 구성과 미세입자 발생원인
현대의 대부분 장난감은 가볍고 저렴하며 다양한 색상과 형태를 구현하기 위해 합성수지(ABS, PVC, 폴리프로필렌 등)를 주원료로 사용한다. 그러나 이러한 플라스틱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열, 자외선, 마찰, 타격 등에 의해 표면이 마모되고 미세 입자 형태로 분리된다. 특히 어린이가 손으로 반복적으로 만지거나 입에 넣고 물어뜯는 과정에서 표면의 코팅층이 벗겨지고, 크기가 수십 마이크로미터(µm) 이하인 미세 플라스틱이 발생한다. 일부 저가형 장난감은 내열성이나 내마모성이 낮은 재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쉽게 부서지거나 가루 형태로 흩어진다. 또한 플라스틱 표면의 염료, 가소제, 난연제 등 첨가화학물질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외부로 용출되어 입자와 함께 떨어져나간다. 실내 환경에서는 이러한 미세 입자가 바닥, 카펫, 공기 중 먼지에 섞여 존재하며, 통풍이 부족하거나 장난감이 많이 쌓인 공간일수록 입자 농도가 더 높게 측정된다. 결과적으로 아이들이 일상적으로 접촉하는 장난감이 미세플라스틱의 주요 발생원 중 하나로 작용할 수 있다.
2. 미세입자의 실내 분포와 아동의 노출 경로
어린이는 성인보다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고, 바닥 가까이에 머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플라스틱 장난감에서 발생하는 미세입자에 더욱 노출되기 쉽다. 특히 바닥에 떨어진 입자들은 공기 중 먼지와 결합하여 낮은 위치에 부유하며, 아이들이 기거나 앉아 놀 때 호흡기를 통해 쉽게 흡입된다. 또한 유아의 특징적인 행동인 **‘손-입 습관(hand-to-mouth behavior)’**은 미세입자 섭취의 주요 경로로 지목된다. 장난감을 입에 무는 동안 플라스틱 입자와 표면 화학물질이 직접 구강으로 전달되고, 침을 통해 일부는 녹아들어 체내로 들어간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3세 이하 어린이의 장난감 접촉 시간은 하루 평균 4시간 이상이며, 그 중 약 30%는 입에 넣는 행동을 동반한다고 보고된다. 실내 환기 부족, 카펫과 커튼 등 정전기를 띠는 재질, 그리고 청소 빈도가 낮은 가정일수록 공기 중 미세입자 농도가 높게 유지된다. 이런 환경에서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호흡기와 소화기 경로를 통한 누적 흡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3. 체내 축적과 건강상 영향
플라스틱 장난감에서 떨어진 미세입자는 단순히 물리적 이물질에 그치지 않는다. 입자 표면에는 프탈레이트, 비스페놀A(BPA), 브롬계 난연제 등과 같은 유해 화학물질이 잔류하거나 흡착되어 있다. 이러한 물질은 체내에서 호르몬 작용을 모방하거나 억제하여 내분비계 교란을 일으킬 수 있으며, 특히 성장기 아동의 발달 호르몬과 생식기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미세입자가 소화기관을 통과할 때 장 점막을 손상시키거나 장내 미생물 균형을 교란시켜 면역 기능 저하, 알레르기 반응 증가, 염증성 질환의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호흡기를 통해 흡입된 경우, 입자는 폐포에 침착하여 산화 스트레스와 세포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성인보다 대사율이 높고 면역 체계가 미성숙한 아동은 동일한 농도의 오염물질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최근 일부 실험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혈류로 이동하여 간, 신장, 뇌조직에 축적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다. 이처럼 장난감 유래 입자는 단순한 위생 문제가 아니라 아동의 성장, 학습 능력, 면역 건강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적 독성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4. 관리 대책과 친환경 대안의 필요성
현재 각국은 아동용 장난감의 화학물질 함량에 대한 기준은 마련했으나, 미세플라스틱 발생량이나 분진 방출성에 대한 규제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장난감의 물리적 마모에 따른 입자 발생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안전 인증체계가 필요하다. 제조 단계에서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천연 고무, 목재 등 친환경 소재의 활용을 확대하고, 표면 코팅제나 염료의 유해 화학물질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한 가정에서는 장난감을 자주 세척하고 햇볕에 과도하게 노출시키지 않으며, 손상된 장난감은 즉시 폐기하는 관리 습관이 중요하다. 청소 시에는 진공청소기 대신 물걸레질로 미세입자 재비산을 막는 것이 효과적이다. 교육기관이나 정부는 부모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플라스틱 장난감의 잠재적 오염 위험을 알리고, 소비자 스스로 환경친화적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장난감은 단순한 놀이 도구를 넘어 아동 발달의 필수 요소이지만, 그 안전성 확보 없이는 건강한 성장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앞으로는 **“플라스틱의 편리함보다 아이의 건강”**을 우선하는 사회적 전환이 필요하며, 이는 친환경 산업과 건강한 소비문화로 이어지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