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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오염

인공섬유 의류 건조 시 공기 중으로 방출되는 미세섬유

by info-bank-blog 2025. 10. 7.

1. 인공섬유 의류와 미세섬유 방출의 원리
현대의 의류 산업에서 사용되는 인공섬유, 즉 폴리에스터(polyester), 나일론(nylon), 아크릴(acrylic) 등의 합성섬유는 내구성과 신축성, 세탁 용이성 등의 장점으로 인해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합성섬유는 석유계 고분자 물질로 구성되어 있어, 마찰이나 열, 물리적 스트레스에 의해 미세한 섬유 조각이 떨어져 나가며 환경에 유입된다. 특히 건조기의 강한 회전력과 열풍은 의류 표면의 마모를 가속화시켜 미세섬유(microfiber)를 대량으로 방출하는 주요 요인이 된다. 건조 과정 중 섬유끼리의 충돌, 의류 표면의 정전기 축적, 그리고 공기 흐름에 의한 마찰은 미세섬유의 분리를 촉진한다. 이때 발생하는 미세섬유는 직경이 5마이크로미터 이하, 길이가 수백 마이크로미터에 이르는 미세입자 형태로 공기 중에 부유하거나 필터를 통과해 실내외로 방출된다. 따라서 인공섬유의 구조적 특성과 열적 반응성은 미세섬유 발생의 근본적 원인이라 할 수 있다.

2. 건조기의 열풍과 마찰 메커니즘
의류 건조기는 고온의 공기를 순환시켜 옷감 속의 수분을 제거하는 장치로,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과 회전운동은 섬유의 표면을 심하게 마모시킨다. 인공섬유는 천연섬유와 달리 탄소-수소 기반의 합성 고분자 사슬로 이루어져 있어 열에 의해 변형되거나 경화되며, 이러한 상태에서 마찰이 반복되면 미세섬유 조각이 더 쉽게 떨어져 나간다. 특히 건조기의 드럼 내부 온도가 60~80도 이상으로 상승하면, 섬유 표면이 미세하게 녹으면서 취약한 영역이 생기고, 회전 충격에 의해 그 부분이 파단된다. 또한 의류 간의 마찰로 인한 정전기 축적은 섬유 입자를 공기 중으로 분산시키는 촉매 역할을 한다. 이렇게 발생한 미세섬유는 건조기의 배기구를 통해 외부로 배출되며, 일부는 필터에 걸러지지만 상당량이 공기 중으로 확산된다. 연구에 따르면 건조 한 번당 수십만에서 수백만 개의 미세섬유가 대기로 배출될 수 있으며, 이는 미세플라스틱의 또 다른 주요 발생 경로로 주목받고 있다.

인공섬유 의류 건조 시 공기 중으로 방출되는 미세섬유


3. 공기 중 미세섬유의 환경 확산
건조기에서 배출된 미세섬유는 크기가 매우 작고 밀도가 낮기 때문에 대기 중에 오랜 시간 부유할 수 있다. 이러한 섬유 입자는 바람을 타고 먼 거리까지 이동하며, 대기 중 미세먼지(PM)와 결합하여 인체의 호흡기를 통해 흡입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한 시간이 지나면 중력에 의해 지표면, 토양, 수계로 침적되어 2차적인 환경 오염을 유발한다. 도시 지역에서는 세탁소, 가정용 건조기, 산업용 세탁 공장 등이 미세섬유의 주요 배출원이 되며, 실내 공기 질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세섬유는 공기 중에서 다른 유해 화학물질이나 중금속을 흡착할 수 있는 표면 특성을 가지고 있어, 환경 내 오염물질의 이동 매개체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폴리에스터 미세섬유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나 난분해성 유기오염물질(POPs)을 흡착해 대기 중에서 화학적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결국 건조 과정에서 방출된 미세섬유는 단순한 실내 먼지를 넘어 대기 오염과 생태계 순환을 위협하는 복합적 오염원으로 작용한다.

4. 인체 및 생태계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
공기 중으로 확산된 미세섬유는 인간의 호흡기나 피부를 통해 체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으며, 장기간 노출 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에서는 인공섬유로부터 유래된 미세섬유가 폐 깊숙이 침투하여 염증 반응을 유발하거나, 세포 내 산화스트레스를 증가시키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특히 나일론이나 폴리에스터 입자는 인체 내에서 분해되지 않아 장기적으로 축적될 수 있으며, 면역계의 과도한 반응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생태계 차원에서도 문제가 심각하다. 미세섬유가 대기를 통해 하천이나 해양으로 침적되면, 플랑크톤이나 저서생물의 먹이사슬에 편입되어 상위 생물로 전달된다. 예를 들어, 해양 생물의 조직 내에서 합성섬유 잔류물이 발견된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이는 인간의 식탁으로 다시 돌아오는 ‘생태순환 오염’의 전형적 사례로 꼽힌다. 따라서 인공섬유 건조 시 발생하는 미세섬유는 단순한 가정 내 먼지 수준이 아니라, 인간과 생태계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지속 가능한 오염원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5. 저감 방안과 기술적 대안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적·생활적 접근이 시도되고 있다. 우선 건조기 제조사들은 미세섬유를 효과적으로 포집할 수 있는 고효율 필터 시스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다층 구조의 필터, 정전기 집진기, 혹은 활성탄 필터를 적용하면 미세섬유의 외부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섬유 제조 단계에서부터 친환경적 설계를 적용하는 방안도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단섬유 길이를 늘이고 표면을 매끄럽게 처리하면 마모로 인한 섬유 분리를 줄일 수 있으며, 생분해성 폴리에스터(PBAT, PLA 등)를 활용한 대체 소재 개발도 진행 중이다. 소비자 차원에서는 건조기 사용 횟수를 줄이고, 저온 설정이나 자연건조를 병행하며, 필터를 주기적으로 청소하는 등의 습관 변화가 도움이 된다. 궁극적으로는 의류 산업 전반이 ‘섬유의 생애주기(Life Cycle)’ 관점에서 미세섬유 배출 저감 전략을 통합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선택을 넘어 환경보호와 지속 가능한 패션을 위한 필수적인 사회적 과제가 되고 있다.